최신동향

GERP Special

[GERP Special] 유전자편집 기술과 연구윤리 관련 법체계_이재훈(성신여대)
2026-08-11


유전자편집 기술과 연구윤리 관련 법체계


이재훈 성신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변호사



1. 서론

유전자편집 기술의 발전은 질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동시에, 연구와 치료의 경계에서 새로운 윤리적·법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유전자편집이 체외 세포편집에서 생체 내 유전자편집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연구대상자의 안전과 동의부터 배아·생식세포의 편집, 장기적 위해성, 연구진실성 및 생물학적 위험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쟁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3년에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체외에서 CRISPR-Cas9으로 편집한 카스게비(CASGEVY)가 세계 최초의 CRISPR 기반 유전자편집 치료제로 허가되었고, 2025년에는 CPS1 결핍증 영아에게 환자 맞춤형 생체 내 염기교정 치료가 시험적으로 시행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유전자편집 기술이 기초연구를 넘어 체외 세포치료와 생체 내 치료 등 다양한 형태로 임상에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연구대상자의 동의와 안전, 인체유래물의 이용, 유전자치료의 허용범위, 임상연구와 의약품 개발, 연구자료의 진실성 및 생물학적 위험 관리 등이 주요한 연구윤리 쟁점으로 제기된다.

우리나라에는 유전자편집 기술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단일 법률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유전자편집 연구의 연구윤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별 연구의 대상, 목적, 편집방법, 인체 적용 여부 및 개발 단계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규범을 구분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7feb259c8fc803dcd37022b071b66494_1786431779_13.png

<그림 1> 유전자편집 기술 관련 국내 연구윤리 법체계 규율 분석



2.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의 연구윤리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인간과 인체유래물을 연구하거나 배아와 유전자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인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사람의 신체에 유전자편집 기술을 직접 적용하여 자료를 얻는 연구는 원칙적으로 ‘인간대상연구’에 해당한다. 

사람에게서 채취한 세포·조직 등을 체외에서 직접 조사·분석하는 연구는 ‘인체유래물연구’에 해당하며, 연구 형태에 따라 하나의 연구가 양자 모두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체외에서 편집한 세포를 다시 사람에게 투여하거나 인체 내에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면 법 제2조제16호의 유전자치료에도 해당할 수 있다.

인간대상연구와 인체유래물연구는 각각 법 제15조 및 제36조에 따라 연구 개시 전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유전자편집 연구에서는 편집 기술 자체뿐만 아니라 연구대상과 연구 수행 방식에 따라 적용되는 연구 유형과 심의 절차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편집 기술이 배아나 생식세포 등으로 확대되는 경우에는 연구윤리뿐 아니라 유전자치료의 허용범위와 배아연구에 관한 별도의 제한도 고려해야 한다. 법 제47조제5항은 배아, 난자, 정자 및 태아에 대하여 유전자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금지한다. 법 제2조제16호는 유전자치료를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인체 내에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거나, 유전물질 또는 유전물질이 도입된 세포를 인체로 전달하는 일련의 행위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모든 체외 유전자편집 연구가 제47조제5항에 따라 일률적으로 금지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해당 행위가 법상 유전자치료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하여야 한다. 

유전자치료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연구 목적으로 배아를 새로 생성하는 행위는 법 제23조에 따라 금지된다. 보존기간이 지난 잔여배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법 제29조에 따른 연구목적과 발생단계의 제한, 배아연구기관 등록 및 법 제30조에 따른 배아연구계획서 승인을 준수하여야 한다. 

이처럼 생명윤리법은 유전자편집 연구에서 연구대상자의 보호와 연구 수행의 적법성을 규율하는 기본적인 틀을 제공한다. 그러나 유전자편집한 세포를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거나 이를 치료제로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연구대상자의 보호에 더해 치료의 안전성과 의약품의 품질·유효성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의 연구윤리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첨단재생의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품질, 안전성과 유효성을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자의 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자편집한 후 다시 투여하는 행위는 구체적인 실시 형태에 따라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또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및 제품개발로 규율될 수 있다.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정된 재생의료기관에서 연구대상자의 서면동의를 받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의 연구계획 심의를 거쳐야 하며, 고위험 임상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와 달리, 유전물질을 함유하거나 유전물질이 변형·도입된 세포를 함유한 의약품이 유전자치료제에 해당하는 경우, 임상시험을 실시하려면 「약사법」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필요하고 제품화 단계에서는 품목허가, 제조 및 품질관리와 위해성관리계획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유전자편집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되돌리기 어려울 가능성은 연구의 위험성 평가와 설명·동의 과정에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법 제21조는 심의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임상연구에 대한 장기추적조사를, 제30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장기추적조사를 각 규정하고 있다. 

2026년 11월 27일 시행 예정인 개정법은 ‘인체세포등’의 정의에 유전물질 등을 추가하여 생체 내 유전자치료를 첨단재생의료의 범위에 포함하려는 것으로, 해당 임상연구에도 연구계획 심의와 필요에 따른 장기 안전성 관리가 적용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전자편집 연구가 실제 환자의 치료와 임상개발 단계로 진입하면 생명윤리법에 따른 연구대상자 보호와 함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규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편 이러한 연구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는 경우에는 임상 적용 여부와 별개로 연구진실성과 연구기관의 책임이라는 또 다른 연구윤리 문제가 중요해진다.



4.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서의 연구윤리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추진체계를 혁신하고 자율적이며 책임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은 유전자편집 연구의 허용 여부나 임상 적용 요건을 직접 정하지 않지만,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수행되는 유전자편집 연구에 일반적인 연구진실성과 연구기관의 책임을 적용한다.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수행되는 유전자편집 연구에는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제58조에 따른 연구윤리 확보 체계가 적용된다. 연구개발기관의 장은 연구진실성 보호 및 관리체계, 학문교류 윤리, 이해충돌의 예방·관리, 인간대상연구 및 동물실험 윤리 등을 포함한 자체 연구윤리규정을 마련하여 운영해야 한다. 

유전자편집 연구에서는 연구결과와 원자료의 정확한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결과의 선택적 제시나 원자료 누락이 곧바로 법상 부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연구개발자료 또는 연구개발성과가 사실과 다르게 변경·왜곡된 경우에는 법 제31조제1항제1호의 변조에 해당할 수 있고,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한 경우에도 별도의 부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이처럼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유전자편집 기술 자체의 안전성을 규율하기보다는 해당 연구가 수행되는 과정에서 연구진실성을 확보하고 연구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유전자편집 기술이 생물학적 시스템을 설계·제작하는 데 활용되는 경우에는 합성생물학과 관련된 안전성 및 윤리 문제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5. 「합성생물학 육성법」에서의 연구윤리

「합성생물학 육성법」은 합성생물학 연구개발의 기반을 조성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며, 합성생물학을 이용한 과학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 제2조제1호는 합성생물학을 생명체의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공학적 방법으로 설계·제작·활용하는 생명공학 분야의 학문 및 기술로 정의한다. 

따라서 유전자편집 기술도 생명체의 구성요소나 시스템을 공학적으로 설계·제작·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 합성생물학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유전자편집 기술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합성생물학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개별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는 연구인지, 유전자 회로·대사경로 또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공학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연구인지 등 구체적인 목적과 방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합성생물학에 해당하는 유전자편집 연구에서는 기술의 의도된 효과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생물학적·환경적 영향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법 제25조는 생물학적 위험성,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및 윤리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침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고, 제26조는 합성생물학 관련 국가연구개발사업과 성과활용 과정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관리체계와 모니터링의 근거를 규정한다. 

다만 이러한 지침과 안전관리체계는 해당 연구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상 인간대상연구 또는 인체유래물연구 등에 해당하는 경우 요구되는 기관위원회 심의와 연구대상자의 동의를 대체하지 않는다. 즉, 합성생물학 관련 규율은 기존의 생명윤리 및 연구진실성 관련 규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의 특성에 따라 생물학적 위험과 환경적·윤리적 문제를 추가적으로 관리하는 보완적 규율로 볼 수 있다.



6. 결론

유전자편집 기술에 대한 연구윤리는 하나의 법률만으로 규율되지 않고, 연구대상과 목적 및 적용 단계에 따라 관련 법률이 상호 보완적으로 적용되는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인간대상연구와 인체유래물연구, 배아 및 유전자치료의 허용범위를 규율하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임상연구와 치료제 개발의 안전성을 관리한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연구진실성과 연구기관의 관리책임을 요구하며, 「합성생물학 육성법」은 합성생물학에 해당하는 기술의 윤리적·환경적 위험을 관리한다. 

결국 개별 연구에 적용되는 법률은 유전자편집 기술의 사용 여부만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연구대상, 치료 목적, 인체 적용 여부 및 제품화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유전자편집 기술이 기초연구에서 임상 및 치료 단계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연구자는 연구의 각 단계에서 적용되는 법적·윤리적 기준을 사전에 확인하고, 연구대상자의 보호와 연구의 안전성·진실성을 함께 확보할 필요가 있다.







* 본 기고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유전자편집·제어·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수행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 내용은 유전체편집연구지원사무국(GERC)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 인용, 발표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닫기